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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라기 3장에 등장하는 십일조에 대한 언급의 바른 이해

오광만(대한신대, 신약학교수)

 

구약성경에서 마지막 십일조 언급이 등장하는 본문은 말라기 3:8-12절이다. 본문은 십일조 강조론 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고 인용하는 본문이다. 심지어 이 본문을 근거로 복을 받는 비결까지 제시되기도 한다. 이 본문은 반드시 말라기 전체의 맥락에서,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최소한 3장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그 의미를 잘 알 수 있는데도 대부분 십일조 옹호론자들은 주로 ‘십일조’라는 용어가 단독적으로 등장하는 9절과 10절만을 인용하는 경향이 있다.

 

말라기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이 하나님의 것인 ‘십일조와 봉헌물’을 도둑질하였다고 비난하였다(3:8-9). 십일조 옹호론자인 사무엘 영은 이 본문을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헛되이 섬기는 맥락에서 이해하면서(말 2:17; 3:14),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스라엘이 십일조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드리지 않는 것은 널리 퍼져 있던 전적인 부패였다. 고대에는 드리는 것이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었기 때문이다. 부주의한 드림과 반짝 드리고 마는 것은 헛되고 널리 퍼진 죄악의 증후이다.” 한편 이것은 맞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레위인이 사람들에게 잊혀져 왔고 그들은 기업의 땅에서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가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라기 선지자 역시 백성들에게 “열조의 날로부터 너희가 나의 규례를 떠나 지키지 아니 하였다”고 백성들의 양심을 자극하여 죄를 깨닫게 한 듯 보인다(3:7).

 

그런데 과연 말라기 본문에서 하나님의 책망의 말씀이 십일조를 드리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 전체를 향한 말씀일까? 말라기를 자세히 읽어보면 몇 군데(말 1:2; 3:9) 그 대상이 모호한 것을 제외하고는 말라기의 말씀의 직접적인 대상이 ‘제사장들’이라는 게 분명하다(1:6; 2:1, 7). 이들은 특히 하나님께서 성전 제의(祭儀)와 관련하여 레위인과 세운 언약을 파기하면서(2:4, 5, 8)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것을 더럽힌 사람들이다. 더욱이 그들은 더러운 떡을 드리고(1:7) 병든 짐승들을 제물 삼아 제사를 드림으로써(1:8)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혔다(1:10). 그런데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발뺌을 하거나 그렇게 한 것이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뻔뻔스럽게 둘러댔다(1:13).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제사장을 저주하시고 그들의 복을 저주하리라는 말씀을 내리신다(2:2).

 

다시 말해서 말라기 3:8-9의 모호한 표현인 ‘도둑질하다’는 말을 제외하고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어떤 것을 바치지 않았다고 꾸짖으신 경우는 없다. 오히려 이사야 1:11-13처럼, 말라기 시대에도 사람들은 하나님께 끊임없이 바치는 일을 행하였다(말 1:8, 10, 14. 참조. 3:3, 4). 더욱이 본문은 단지 ‘십일조’의 문제만이 아니라 제사의 대표적인 ‘봉헌물’이 함께 언급된 것으로 보아(말 3:8) 십일조를 봉헌물을 취급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생각해야 한다. 십일조와 봉헌물은 제사장들이 제단에서 하나님께 제사로 드리는 것이었다(말 1:13; 2;13; 3:4). 더욱이 말라기 2장에 제사장들의 도덕적 부패와 이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3장 내용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말라기 3장에는 성전에서 일하는 당사자들의 더러움을 씻기 위해 하나님께서 레위인을 깨끗케 하여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의로운 제물을 드리게 하실 하나님의 계획이 언급되었다(3:1-3). 3장은 계속해서 이스라엘 사회에서 헌물이 원래 수혜자에게로 돌아가고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였던 사람들에게 심판이 내려질 것을 선포한다(3:4-6).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사람들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3:7절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즉 회개하라는 요청으로 시작된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십일조와 봉헌물’을 도둑질 한 것을 다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구절 역시 1-2장에서 제사장들에게 행한 심판 내용의 연속이다. 제사장들이 2장에서 ‘저주’를 언도받은 것은 하나님의 것, 좀 더 구체적으로 십일조와 봉헌물을 도둑질한 것임이 밝혀졌다(3:8). 이것은 제사장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그리하였다고 과장법을 사용하여 표현했지만(3:9), 그것이 성전에 있는 ‘창고’와 관련되어 언급된 것으로 보아(3:10) 백성들보다는 이 일의 당사자가 성전과 관련이 있는 제사장, 레위인, 지도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너희 곧 온 나라가 나의 것을 도둑질하였으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았느니라”는 강한 말로써 백성들의 죄를 구체적으로 밝히신다. ‘도둑질하다’([b'q; 카바)라는 단어는 성경에 자주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라서 정확한 의미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참조. 잠 22:23). 몇 가지 이해가 가능한데, ‘강압적으로 탈취하다’(표준새번역; ‘to take forcibly, defraud’, REB), ‘속이다’(공동번역; ‘to cheat, Jerusalem Bible’), ‘강탈하다’(to rob, NIV, RSV) 등으로 이해된다. 이것은 자기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소극적인 의미를 지니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것을 강제로 빼앗는다’는 적극적인 의미를 지니는 말이다(참조. 잠 22:23).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이 십일조와 헌물을 전혀 하나님께 드리지 않든지,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 것을 그리로 넣지 않음으로써 하나님의 것을 훔치려 했다”고 설명한 카일 델리취는 본문의 의미를 약화시켰다고 생각된다. 카일과 델리취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의미로 본문을 이해했음은 물론이거니와 말라기 시대의 잘못을 당사자인 제사장들은 빼고 그 잘못을 일반화시켜 백성들에게 전가한 대표적인 예이다. 소득이 없이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위해 마련된 성전 옆 곡식 창고가 비어 있어 레위인이 가난에 허덕일 정도로 백성들이 십일조와 헌물을 드리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종들은 더 이상 생활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들은 사역을 그만두고 자기가 밭을 갈아 생계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말라기에 언급된 십일조는 봉헌물(hm;WrT] ]테루마)과 떼어 놓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십일조와 봉헌물 모두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 유지를 위해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출 25:1-7; 레 6:20; 15:17-21; 18:8, 11, 19).

 

그런데 만일 이것이 백성들의 문제였다면 이처럼 강한 의미를 지닌 ‘도둑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느헤미야 13장의 상황처럼 제사장이 레위인에게 돌아가야 할 창고의 물건을 제사장이 강탈하여 레위인이 성전 제의를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왔을 가능성이 더 많다. 예물과 십일조(민 18:24; 신 12:6, 11, 17; 느 10:37, 39; 12:44; 13:5)는 레위인과 성전 봉사자들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고(레 27:30; 민 18:24), 그 중의 십분의 일을 여호와의 전의 창고에 쌓아놓아 제사장에게 관리하기를 요구하였었다(느 10:37, 38; 12:44-47; 13:12). 그런데 느헤미야 때에 제사장 중에서 성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예물과 십일조를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레위인들이 자기의 밭으로 도망가는 일이 있었던 일이 있었는데(느 13:4-9), 이것이 ‘도둑질 한다’고 표현된 말라기의 문맥에 더 잘 어울린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그의 종들(레위인)과 동일시하셨으며, 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성전 창고 강탈 행위를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으로 간주하셨던 것이다. 제사장이 레위인들의 몫을 자기들이 챙겼다는 것은 느헤미야에서 뿐만 아니라 말라기 전체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이다. 제사장들은 백성들이 드리는 좋은 봉헌물을 빼돌리고 흠이 있는 것으로 바꿔치기함으로써 재산을 축적했고(말 1:6-8, 14; 2:2, 14-16; 3:8-11), 동일한 방식으로 그들은 레위인에게 주어야할 성전 창고에 축적되어 있는 것을 착복함으로써 레위인이 의로운 제사 직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주었다(참조. 말 3:3-6).

 

말라기 3:10은 십일조가 어떤 종류의 십일조인지를 암시하며, 말라기서의 분위기는 느헤미야의 상황과 비슷하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 본문에 언급된 십일조는 구체적으로 레위인을 비롯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창고에 저장해두어야 하는 십일조이다(참조. 느 10:37-39). 그리고 계속해서 출애굽부터 가나안 정착에 이르는 과거에 내리신 하나님의 복을 회고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으로’ 지금도 하나님께서 과연 그들에게 “복을 주시는지 아니 주시는지를 시험해보라”는 말씀을 받는다. 여기서 ‘그것으로’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일까? ‘온전한 십일조’를 가리킬까 아니면 ‘창고에 음식을 넣어두어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하라’는 즉 창고의 물건 빼돌리기를 하지 말라는 말씀일까? 문맥상 후자를 가리킨다는 것이 분명하다. 제사장들의 탐욕으로 십일조를 저장한 창고에서 빼돌리기를 염두에 두면서 이 말을 했음에 틀림이 없다. 밴게메렌은 본문에 담겨 있는 문제가 탐욕, 이기심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 믿지 못함과 불순종이라고 지적함으로써 본문의 상황이 제사장들의 문제인 것을 암시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은 레위 언약을 어긴 그들(말 2:5)이 신실하신 하나님과의 언약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는 모든 부분에서 그들을 보호하시고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의뢰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제사장들)에게 심지어 하나님을 ‘시험하라’고까지 말씀하신다. 그들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로 회복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라기 선지자가 본문에서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아 오심에 대한 약속이다. 제사장들과 레위인이 흠이 있고 의롭지 못한 예물을 하나님께 가져왔고(말 3:6-8, 13),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받지 않으셨지만(말 1:9-10), 메시아가 오셔서 그들을 깨끗하게 하고 씻으심으로써 의로운 제물을 드리실 것이다(3:3). 그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제물만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3:4), 열국의 제물도 받으시게 될 것이다(1:11. 비교. 롬 9;25, 30; 11:11, 12, 25; 15:9-13; 16:26). 과거에 바쳤고 또 지금 말라기 시대에 바쳐지고 있는 봉헌물과 십일조는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완전한 제물을 드리실 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의 받으시는 것이 될 것이다(히 7:21-25; 8:1, 9-14, 23-25; 9:9, 12-14). 우리를 포함하여 만국(이방인)이 온전한 예물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써 또 그분으로 말미암아 가능하다(말 1:11. 비교. 3:12).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의 제사장과 제사 제도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바른 봉헌물과 제물과 심지어 십일조의 의미를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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